정원준, 16-17 Ship and Offshore Structures 석사(한-영플랜트 3기)

반갑습니다 ㅎㅎ 저는 한영플랜트 3기로 스트라스클라이드 Ship and Offshore Structures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병욱이 형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지원을 통해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 한인 홈페이지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 같아 참 보기가 좋습니다.


저도 졸업한지가 어느덧 3년이 되어가고 있어 늦은 감이 있지만 짧게나마 학교생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특히,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 석사 학위 과정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는 작게나마 도움이 되시길 희망합니다 ㅎㅎ


저는 한국에서 조선해양공학 학부 과정을 졸업하고 스트라스클라이대학교 1년, 부산대학교 1년씩 수학하여 복수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한영플랜트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선박의 구조, 손상과 같은 역학에 관심이 많아서 구조 해석 및 설계를 전공하였습니다.


제 지도교수님은 터키에서 오신 Erkan Oterkus라는 분이셨는데 굉장히 젠틀하시고 한국을 좋아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선 예전 박사과정때 였던가 룸메이트가 한국분이였는데 좋은 기억과 추억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ㅎㅎ 저는 아직도 가끔씩 안부를 물으며 메일을 주고 받고 있답니다~ 참고로 교수님의 와이프 분(Selda Oterkus)도 동일 학과의 교수님이십니다 ㅎㅎ 능력자들 이시죠. 지도교수를 잘 정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나의 앞으로의 대학 생활을 좌지우지 할 만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와 다른 의견이 있으실수 있지만, 저는 좋고 나쁜 교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나의 연구 스타일과 맞냐 다르냐의 교수가 있을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제 연구과제를 정해주는 교수보다는 제가 하고자 하는 연구주제를 들고 갔을 때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해볼것을 권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토론을 해주는 교수가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과 미팅에 관한 것도 참 중요 합니다.

어떤 사람은 1주일에 최소 한 번씩 교수와 미팅을 가지며 자신이 한 주간 연구하였던 내용을 교수님께 브리핑 하고 피드백을 받은 후 다음 미팅까지 얼마나 더 연구를 해오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한 달동안 겨우 한 번 정도의 미팅만을 가지고 연구를 해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 가지 방식의 장단점이 분명 있겠지만, 답이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자신의 연구 스타일을 파악하셔서 연구 흐름이 끊기지 않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석사라는 과정은 아직 연구 입문단계이기 때문에 1주일에 최소 1주일의 미팅을 가져야 연구 긴장감과 흐름이 끊기지 않더라구요.(사실 저는 거의 매일 교수님을 찾아뵈면서 궁금한거 물어보고 괴롭혔던거 같은데... 교수님께서는 항상 온화한 얼굴로 다 받아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감사한것 같아요 ㅠㅠ)

또, 감사한 것은 미팅 횟수에 대해서는 물론 교수님과 상의를 해야하긴 하지만,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 교수님들은 내가 원하는대로 최대한 맞춰주려고 배려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학교 기숙사 중에 Andrew Ure Hall에서 1년간 거주하였습니다.(입주 당시 사진을 아래에 첨부해 두었어요 ㅎㅎ) 다른 후기중에 누군가 여기에 대해 잘 적어주신거 같아요 ㅋㅋ 시설은 정말 많이 낙후되어 있습니다... 금액이 타 기숙사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긴 한데 저는 추천하지는 않아요. 특히, 화장실 및 샤워시설을 6명이서 공용으로 사용하다 보니 관리가 잘 안되더라구요. 플랫 메이트들과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각자 청소 역할을 분담하며 생활했는데도 쉽진 않았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꼭 개인방에 있는 플랫에 들어가길 추천드려요 ㅎㅎ







학교 수업은 들을만 합니다. 일단 공학베이스가 있는 분들이라면 세계 공통언어인 수학은 어느정도 먹고 들어가는게 있잖아요. 저도 영어가 참 부족한 사람이지만, 대부분 수업과 시험이 수학이었기 때문에 친숙하더라고요. 시험 칠때 왠 노트같은걸 주면서 답안지로 작성하라고 하는데, 만약 거기에 영어로만 빼곡히 작문을 해야한다면 정말 쉽지 않았을것 같아요. 수학 공식을 좀 적고 몇가지 화학 기호도 적어주고 하면 어느덧 답안지가 꽉차 있답니다 ㅎㅎ


저는 오히려 학교 수업보다는 일상대화가 어려웠어요. 제가 학교생활을 정말 재밌게 그리고 열심히 하고 싶어서 스카이 다이빙, 요트,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하였고 학교 헬스장도 꾸준히 다니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했거든요. 취미가 무엇이고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도 한 두번이지 그 다음에는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하잖아요? 그게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특히 기독교 동아리를 하면 같이 자신의 일상을 나누고 유년시절을 나누고 상처와 아픔을 나누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깊은 대화를 하게 되는데, 그걸 한국어로 해도 어려운데 영어로 표현하려고 하니 정말 죽을 맛인거에요. 스카이 다이빙도 주말에 2박 3일로 훈련도 받으며 타러 가는데, 생각해 보세요. 4명이서 차를 타고 3시간동안 스카이 다이빙 장소로 2박 3일 여행을 가는데 얼마나 신나겠어요? 오픈카 마냥 신나는 노래와 함께 따라갈수 없는 흥분된 영어가 오가며ㅋㅋㅋㅋㅋㅋ. 그 속에 나는 멘붕 ㅋㅋㅋ. 그 와중에 "응 뭐라고?"라고 반문 할수 없고 그냥 분위기 맞춰 좋아해야하는 눈치게임같은 ㅋㅋ 기나긴 그 밤에는 또 어떻구요... 허허. 대화에 끼기가 참 어려워요. 요트 동아리 또 어떻구요... 이 동아리에는 저희 학과 학생들이 참 많아요. 동아리 회장도 매년마다 저희 조선해양마린 학과에서 하는거 같더라고요. 거기서 저는 딩기(dinghy) 요트를 탓는데 2인 1조로 타는 무동력 요트거든요. 하루에 2~3시간씩 타는데 그것도 단둘이 ㅋㅋㅋ 대화를 얼마나 많이 하겠어요. 이런 활동들을 하면 분명 영어실력도 늘고 영어 공부에 자극을 받기는 한데, 때로는 하루종일 영어를 쓰고 싶지 않고 너무 우울해 지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해요. 전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데, 이런 시간들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경험들이 다 좋은 추억과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닌듯 해요.


이런 저의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교회가는 시간이었던거 같아요. 어쩌면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느끼는 것이 외로움과 우울감인거 같아요. 특히 글라스고는 날시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는... ㅋㅋ. 한국에서도 정말 안가보던 새벽기도도 가고 그 이후에 같이 아침을 해먹거나 맥도날드에 가서 여유롭게 맥모닝을 먹는 그 시간들이란... 정말 한국와서 가장 그리운 시간이 스카이다이빙 했을때도 아니고 요트 라이센스 땃을 때도 아니고, 바로 그때인거 같아요 ㅋㅋ 그리고 그 때 그 시절을 같이 보냈던 분들중 절반정도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끔씩 만나고 있답니다 ㅎㅎ 같은 추억을 공유한 인연이 있다는건 정말 엄청난 축복인거 같습니다. 혹시 유학을 결심하고 계시거나 지금 유학중이라면 꼭 좋은 추억과 함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오시길 바랄게요. 시간이 지나면 고통스럽지만 학위는 딸수 있고 많은 성취감도 느끼는 활동들을 하게 되지만, 결국 기억하고 추억하게 되는것은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들이더라고요.


이야기가 조금 새긴 했네요 ㅋㅋ 아마 영국 유학까지 고민하고 결단할 정도면 최소한 "연구자의 길을 한번 도전해 봐야지"나 "기초영어는 정복해 봐야지" 등의 목표는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 초심과 목표를 유지하되 거기에 매몰되어 지극히 이기적이거나 개인적인 모습으로 빠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 드리는 거에요. 혼자보다는 함께할 때 훨씬더 큰 힘과 용기를 얻게 되거든요 ㅎㅎ


그리고 외국 석사 졸업후 진학이나 취업에 관하여서도 관심있는 분께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간략히 저의 취업 경험담을 말씀드릴게요. 우선 저는 학부 졸업(군 2년 포함) 후 석사를 스트레이트로 밟고 취업을 한 케이스입니다. 대학교 학번은 10학번이구요. 제가 졸업하려고 했던 시점에는 조선소 상황이 좋지 않아서 중공업 공채가 거의 없기도 했거니와 연봉 메리트가 너무 떨어져서 타 기업에 대해서도 스터디하고 취업을 준비해야했습니다. 우선 목표를 대기업과 정출연으로 잡았었구요. 박사 진학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연구에 관심이 없거나 성향에 맞지 않았다기 보다는 현장 경험을 쌓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실무를 하며 현장경험을 쌓으며 박사 진학을 고민하고 있답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의 석사 졸업장이 있으면 갖게 되는 메리트는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정출연과 같은 곳에는 영어 성적표 제출이 면제됩니다.(다 그런건 아니지만 제가 지원했던곳은 거의 다 그래요. 국과연, 국방연, 기계연, 재료연, 생기연 등) 대기업도 면제가 되는 곳도 많습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내용이 풍부해 집니다. 확실히 학위과정을 밟은 사람은 단순 어학연수를 1년 다녀온 사람보다는 높게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영국, 미국, 중국, 인도 등의 친구들과 팀 과제를 하여 상을 받거나 학회 발표를 했다거나 논문을 냈다거나 하는 등의 스토리는 정말 강력합니다.) 그렇기에 유학시절에 최대한 많은 학업적인 성취를 할 필요는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SCI(E)급 논문은 한 편도 없습니다. 몇 개 써보긴 했는데 다 리젝을 받았고 지금 한편 정도만 지속적으로 첨삭하며 넣어보고 있습니다. 국내 저널만 2편 냈고 학회 발표는 다수(국내외 포함 10회 이상)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면, 정출연같은 경우에는 정부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서류에서 블라인드 및 정량화 채용이 정말 강력합니다. 학교 성적, 어학 성적, 자기소개서 평가 등을 100점 만점으로 산출하여 점수를 정량화 시킵니다. 예를들어 학점 4.0~4.5는 10점, 3.5~4.0은 8점, 3.5 이하는 7점을 주고 영어는 토익 950점 이상 20점, 토익 900~949점 28점을 주고 SCI논문은 3점, 일반 영어 논문은 1점, 국내 논문은 0.5점 식으로 주고, 자기소개서를 4~5명의 평가관이 보고 점수를 주어서 최대최소 점수를 뺀 나머지 점수의 평균을 구해 점수를 주는 형식입니다. 요즘은 감사시스템이 정말 철저하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정량화하여 순위를 매깁니다.(위 방식은 하나의 예시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여 서류에서 3~5배수 걸러내버립니다. 일반적으로 연구직은 인적성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없는 곳도 많습니다) 서류가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면접시에는 졸업논문을 발표하거나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을 봅니다. ADD는 5:1 정도 수준(면접관이 5명)으로 약 30분간 면접을 보기때문에 내가 아는 지식은 거의다 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KIDA는 5:1로 졸업논문 15분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데 그냥 논문 디팬스를 한다고 보시면 되고 임원 면접때는 다대다로 진행됩니다.

대기업은 요즘 학점을 쓰지 않는 기업도 많아졌고 심지어 영어점수도 기재하지 않는 곳도 참 많습니다. 저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만 공채를 실제로 넣어 보았고 다른 기업들은 채용양식만 본 정도이긴 하지만 추세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이렇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건 대기업에도 외국 유학 경험은 먹힌다는 것입니다. 두 기업모두 딱히 넣은 스펙이 없었지만 외국 유학 경험을 녹여낸 자소서를 통해 서류는 모두 합격했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ADD가 마음에 들어서 면접을 가지 않긴 했지만요.


저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잠수함 설계일을 짧게 했습니다. 그러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으로 이직하였고 지금은 전력투자분석센터에서 우리나라 무기체계에 대한 시뮬레이션 분석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국방분야에 관심이 높았다거나 이 분야로 취업을 할 생각이 크지 않았는데, 전공을 살려서 맞추어 가다 보니 이렇게 되었더라고요... 향후에도 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인것 같습니다. 혹여나 더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해외로 박사를 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ㅎㅎ.


쓰다보니 조금 길어졌는데, 추후 글을 읽어보며 수정/보완도 간간히 해보겠습니다. ㅎㅎ 제 인생의 짧지만 강력한 경험이었던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 시절. 다른 분들도 정말 의미있게 그리고 즐겁게 유학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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