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9-20 스트라스클라이드 석사과정을 보낸 김창범 학생입니다.
먼저 글래스고에서 생활에 큰 도움을 주신 정병욱 교수님과 먼저 공부하고 계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즐거웠는지 금세 가버렸네요.
저도 이 글에서 글래스고에서의 대학생활을 간략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행, 거주지, 편의시설 등은 감사하게도 다른 분들께서 정보를 잘 전해주셨습니다. 그래서 1년 전의 저에게 지금의 제가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아래의 정보는 제가 글래스고에 살던 동안에 겪은 것들이기 때문에 한번 더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의식주의 질에 대해 둔감하고 그 기준이 낮은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생활 물가 : 당장 1~2주를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가는게 좋겠다.
처음에 영국 물가는 모두 비쌀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국에서 생필품, 옷 등을 많이 챙겨갔었는데 그러지 말자. 물가는 보통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생필품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서는 POUNDLAND(=다이소), TK MAXX 그리고 TJ HUGHES로 먼저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장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TK MAXX와 TJ HUGHES는 침구류, 의류 및 간단한 가전제품도 저렴한 가격에 팔고있으니 참고 바란다.
당장 필요한 것들을 모두 구했다면 나머지 것들은 상점들을 둘러보고 시내 구경도 하며 천천히 구입하면 된다. 그리고 아마존을 통해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배송도 빠르고 프리미엄 회원 가입을 하면 상당히 편리하게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6개월 동안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식료품 : 전반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더 저렴하다고 느껴진다.
여러 식료품 가게가 있지만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ALDI나 LIDL을 추천한다. TESCO나 SAINSBURY보다는 확실히 가격이 싸다. 품질이 좋다고 생각되는 M&S도 있지만 그만큼 가격은 비싸다. 인건비를 중요하게 여겨서인지 손질이 많이 된 제품일수록 가격이 더 비싸다.
의류 :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PRIMARK, TK MAXX, TJ HUGHES
의류는 PRIMARK이 상당히 저렴한데 TOP TEN 브랜드 같은 느낌이다. 질이 좋지 않다는 평이 있긴 하지만 나름 괜찮다고 느꼈고 잘 사서 입고 다녔다. 조금 더 좋은 브랜드를 찾고 싶다면 TK MAXX나 TJ HUGHES를 추천한다. 나름 이름있는 브랜드의 한국에서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다만 신상은 아니고 사이즈도 한정적일 수 있다.
식당 : 한국보다 2~3배 이상 비싸다.
이것도 인건비 때문인지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꼭 먹어봐야 할 유명 음식도 딱히 없기에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집에서 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럴 경우 먹는데 사용하는 지출은 한국에서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참고로 도시락을 자주 싸서 다니기도 했는데 다른 외국학생들도 많이들 그렇게 한다.
집 : 학생 기숙사가 아닌 일반적인 집을 임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일반적인 집을 구하는 방식이 한국과 조금 다르다. 계약금과 재정적 능력만으로 바로 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집이 많지 않고 혹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고 해도 그 집에 관심있는 다른 사람들과 집을 함께 둘러보며 경쟁해야 하므로 계약이 쉽지 않다. 또, 대리인이 있으면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집을 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방법이 허용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게다가 집주인들의 세입자 기피대상 1호가 학생이다. 학생들이 거주할 때에는 파티나 모임 등으로 인해 집이 잘 관리되지 않을까봐 걱정해서 그러시는 것 같다. 가족이 있고 회사에서 지원을 받아 공부를 하러 왔더라도 학생 신분이라는 것 때문에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자주 봤다.
기숙사는 보통 [개인 욕실 및 화장실, 주방 공용], [개인 욕실, 화장실 및 주방 - 일반적인 원룸]으로 나뉘는데 가격은 위치, 시설, 연식에 따라 다양하다. 보통 전자의 경우 120 파운드 정도, 후자의 경우 150파운드 정도 하는 것 같다. 각 기숙사 별로 홈페이지가 있고 가격이 제시되어 있으니 잘 확인하자. 미리 예약을 할 경우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학교생활 : 영어공부 열심히 하자.
입학 가능한 IELTS 점수를 달성했다고 영어 공부를 놓지 말자. 입학 점수는 영어로 수업을 듣거나 일상 생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일뿐이다. 기준 점수를 겨우 넘긴 지금의 영어 실력은 초등학교 학생들보다 훨씬 떨어지며 유치원생 수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를 만났을 때 IELTS Writing 과목 시험을 치룰 때보다 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시간 내에 생각하는 답을 영어로 적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시험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동아리 활동이나 다양한 경험도 영어로 어느정도 대화가 가능할 때 가능한 것이다. 대화가 어려운 상대에게 먼저 다가와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어 공부를 하고 실력이 향상되는 만큼 자신감도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영어가 늘겠지 하는 생각은 버리기 바란다. 영어는 공부를 하고 그것들을 사용해 가면서 점점 늘어가는 것이지 어떤 공간에 있다고 저절로 느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석사과정만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졸업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영어 공부를 시작하길 바란다.
기차 : 레일카드를 꼭 만들자.
연령대별로 기차를 할인해서 이용할 수 있는 레일카드가 있다. 그리고 나이가 많더라도 학생 신분일 경우에는 16-25세 레일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처음 초기 비용이 들긴 하나 기차값의 1/3이 할인되므로 무조건 만드는 것이 좋다. 근처 도시 3~4곳만 갔다와도 이익이다.
지하철이나 전철 이용권을 연간 이용권으로 구매하면 할인이 되는 것 같긴 하던데 따로 찾아보길 바란다.
렌트카 : 운전 방향, 수동, 국제 면허증.
영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운전 방향이 반대다. 그리고 자동이 있기 하지만 수동보다는 수량이 적고 확실히 비싸다. 사실 자동 가격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수동을 선택하게 되면 확실히 더 저렴하게 차를 빌릴 수 있다. 작년부터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때 국제 면허증도 뒷면에 같이 나온다. 운전을 할 계획이라면 미리 발급을 받아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주변 분들께 여쭤보는 것이다.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과 글래스고 대학에 한국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글이 영국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그리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므로 많이 여쭤보고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국 친구들 만날 기회를 늘리도록 하자. 새로운 곳,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처음엔 두려울 지라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점점 괜찮아진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지난 1년간 글래스고에서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지난 1년간의 공부, 라탄이도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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